[인생칼럼] "상처를 치유하는 길은 용서가 최고다"
용서는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다
우리 모두는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상처를 받는다. 가족으로부터, 친구로부터, 동료로부터, 때로는 전혀 모르는 타인으로부터까지. 그 상처는 우리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 잡아 오랫동안 아픔을 준다. 밤마다 그 순간을 되새기며 분노하고, 원망하고, 복수를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감정들이 진정 우리에게 도움이 될까?
심리학자들은 오랫동안 용서의 치유 효과에 대해 연구해왔다. 놀랍게도 용서는 상대방을 위한 행위가 아니라 바로 자신을 위한 행위라는 것이 밝혀졌다. 용서하지 못하고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우리의 뇌는 지속적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는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수면 장애를 일으키며, 심지어 심혈관 질환의 위험까지 높인다.
반면 용서를 선택하는 순간, 우리의 몸과 마음은 놀라운 변화를 경험한다. 근육의 긴장이 풀리고, 혈압이 안정되며, 마음의 평화를 되찾는다. 이것이 바로 용서가 가진 치유의 힘이다.
직접 전하는 용서의 말, 그 특별한 의미
용서에는 여러 단계가 있다. 마음속으로만 용서하는 것, 일기에 쓰는 것, 그리고 직접 상대방에게 전하는 것까지. 이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치유 효과를 가진 것은 바로 상대방에게 직접 "나는 당신이 나에게 상처를 준 일에 대해서 용서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다. 용기가 필요하고, 때로는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하지만 이 한 마디가 가진 힘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말로 표현하는 순간, 우리는 피해자의 위치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존재가 된다. 더 이상 상처받은 과거에 매여 있지 않고, 스스로 치유의 길을 선택한 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직접 전하는 용서의 말은 상대방에게도 큰 의미를 갖는다. 많은 경우 상대방도 자신이 준 상처에 대해 후회하고 있었을 수 있다. 하지만 먼저 사과하기는 어려워서 고민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때 우리가 먼저 용서의 말을 건네면, 상대방도 진정한 사과와 함께 관계 회복의 기회를 얻게 된다.
억지로 찾아갈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상대방을 찾아다닐 필요는 없다. 용서는 자연스러운 기회가 올 때 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억지로 만나려고 하면 오히려 부담스럽거나 어색한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마주치는 순간을 기다려보자. 동네에서, 직장에서, 모임에서 우연히 만날 때가 바로 그 기회다. 이런 자연스러운 만남에서 전하는 용서의 말은 더욱 진정성 있게 전달된다. 상대방도 우리의 진심을 더 잘 받아들일 수 있다.
만약 이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다면, 공통의 지인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할 수도 있다. 혹은 문자나 편지를 통해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용서를 표현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진심이다.
상대방이 기억하고 인정할 때의 더 큰 효과
용서의 효과는 상대방이 그 상처를 기억하고 인정할 때 더욱 커진다. 상대방이 자신이 준 상처를 인정하고 미안해한다면, 진정한 화해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이때 우리는 단순히 용서하는 것을 넘어서 관계를 회복하고, 때로는 이전보다 더 깊은 유대감을 형성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방이 기억하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않더라도 괜찮다. 용서의 1차 목적은 상대방의 반응을 얻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평화를 되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이든, 우리가 용서를 선택한 순간 이미 치유는 시작된다.
실제로 많은 경우 상대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 일을 더 잘 기억하고 있다. 자신이 준 상처에 대해 후회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우리의 용서는 상대방에게도 큰 위로와 해방감을 줄 수 있다.
용서는 과정이다
용서는 한 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이다. 처음에는 마음에서 우러나지 않는 용서일지라도, 그 선택을 반복하다 보면 진정한 용서에 이르게 된다. 마치 운동을 통해 근육이 발달하듯, 용서도 연습을 통해 더 쉽고 자연스러워진다.
때로는 용서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분노가 올라올 수도 있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용서는 감정이 아니라 선택이기 때문에, 감정이 다시 올라와도 용서하겠다는 결심을 다시 하면 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는 점점 더 성숙한 사람이 되어간다.
용서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인내심을 갖는 것이다. 큰 상처일수록 용서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이를 서두르거나 자책할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속도로 천천히 나아가면 된다.
용서가 가져다주는 자유
용서를 선택하는 순간, 우리는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더 이상 상처받은 기억에 발목 잡히지 않고, 현재와 미래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곧 새로운 관계를 맺고,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여유를 의미한다.
또한 용서는 우리를 더 강한 사람으로 만든다. 상처를 받고도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이 와도 이겨낼 수 있는 내적 힘을 가지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자연스럽게 존경받는 인물이 된다.
용서는 또한 우리의 인간관계를 개선시킨다. 용서할 줄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도 더 편안하게 대할 수 있다. 실수나 잘못에 대해 너그럽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도 더 솔직하고 진정성 있게 대할 수 있게 된다.
마치며: 용서는 선택이다
상처받는 것은 우리의 선택이 아니지만, 용서는 우리의 선택이다. 그 선택을 통해 우리는 피해자에서 생존자로, 생존자에서 승리자로 변화할 수 있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다. 때로는 눈물을 흘리며, 때로는 이를 악물고 견뎌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끝에는 진정한 평화와 자유가 기다리고 있다. 상처를 준 사람에게 "나는 당신을 용서한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보자. 그 한 마디가 우리 인생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 용서는 상대방을 위한 선물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에게 주는 가장 값진 선물이다.
오늘부터라도 작은 용서부터 시작해보자. 그 작은 선택들이 모여 우리를 더 성숙하고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용서의 힘을 믿고, 그 길을 선택하는 용기를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