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현판, 한글로 바꿔야 할까? — BTS 공연이 다시 불붙인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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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1일, BTS가 광화문을 무대로 정규 5집 컴백 콘서트를 연다.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 190개국에 생중계되고, 약 5000만 명이 시청할 것으로 예상되는 초대형 이벤트다. 그런데 이 공연을 계기로 오래된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바로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바꿔야 하느냐는 문제다.
📣 왜 지금 다시 이 얘기가 나왔나
'광화문 훈민정음체 한글현판 국민모임'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BTS 공연 당일 하루만이라도 한글 현판을 임시로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전 세계 수천만 명이 광화문을 보게 되는 만큼, 한글을 전면에 내세울 절호의 기회라는 주장이다. 한자 현판만으로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충분히 드러내기 어렵다는 논리도 함께 나왔다.
실제로 광화문 앞에서 만난 시민들 중에도 비슷한 의견이 있었다. "한글 간판이 굉장히 아름답다고 느낀다",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에게 광화문이 중국 건축물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다만 국가유산청은 공연을 이유로 현판을 교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공연까지 시간이 촉박한 만큼 이번 BTS 공연 때 한글 현판 설치는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 한글 현판 찬성 측 주장
찬성하는 쪽은 주로 한글의 상징성과 현재 가치를 강조한다.
지금 한국에서 한글을 쓰는 사회인 만큼 대표 건축물에도 한글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 전 세계에 한국의 정체성을 알릴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캐나다인 관광객은 "역사도 중요하지만 오늘의 한글도 함께 소중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존 한자 현판을 유지하면서 처마 아래에 한글 현판을 추가로 병기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어, 완전한 교체가 아닌 병기 형태로 절충하자는 의견도 있다.
🏛️ 한자 현판 유지 측 주장
반대 측은 문화재의 역사적 원형 보존을 핵심 이유로 든다.
"광화문이라는 이름에는 '빛이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어 한자이기 때문에 표현할 수 있는 의미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 "한자도 한국 역사의 일부인 만큼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프랑스인 관광객은 "시대가 바뀌어도 보존해야 할 과거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 방문객은 "현대 가치와 역사적 건축물은 분리해야 한다"며 한글 현판 추가가 오히려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논쟁의 역사 —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광화문 현판 논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68년 복원 당시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 한글 현판이 걸렸다. 이후 2006년 광화문 복원 사업이 재개되면서 한글 유지론과 한자 복원론이 다시 충돌했고, 문화재청은 '중건 당시 모습 그대로 복원한다'는 원칙에 따라 한자 현판을 선택했다.
새 현판 공개 3개월 만에 균열이 생기는 사고도 있었고, 여러 차례 연구용역 끝에 현재의 검은 바탕 금박 한자 현판이 2023년부터 걸리게 됐다. 매번 복원 과정마다 한글 현판 주장이 함께 나왔다.
🏛️ 국가유산청 입장은?
국가유산청은 현재 한자 현판을 유지하는 입장이지만, 한글과 한자를 함께 표기하는 병기 방안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국민 정서와 전문가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 논쟁은 역사적 원형 보존과 현재적 정체성 표현 사이의 균형을 어디서 잡느냐의 문제다. BTS 공연이 계기가 됐지만, 그보다 훨씬 오래되고 깊은 질문을 다시 꺼내 들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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