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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호관세 유예 만료 임박,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전략

필라이프 Phil Life 2025. 7. 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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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7.2 뉴시스 여동준 기자 보도 자료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만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 수출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추가 유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명확히 하며 상대국들을 더욱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현재 일부 품목에만 적용되고 있는 관세가 7월 8일 이후 전체 품목으로 확대될 예정이어서, 하반기 한국의 대미 수출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유예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은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도 한계가 있어 보인다.

 

 

상반기 수출 실적, 반도체가 견인한 역대급 성과

 

2025년 상반기 한국의 수출 실적은 3,347억 달러로 역대 3위를 기록하며 비교적 선방했다. 이는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강세에 힘입은 결과다.

 

반도체 수출은 73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하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 메모리 반도체 가격 회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2위 수출 품목인 자동차는 364억 달러로 1.7% 감소했고, 이미 관세 조치가 시행된 철강 수출은 23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 감소하는 등 품목별로 희비가 갈렸다. 6월 단일 월 수출은 598억 달러로 6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무역수지도 5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관세 영향 이미 나타난 대미 수출 현황

 

상반기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하며 관세 부과의 영향이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관세 적용 여부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미국이 25% 관세를 부과 중인 자동차 수출은 153억 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6.8%나 급감했다. 현대차와 기아 등 한국 완성차 업체들의 대미 수출이 크게 위축된 것이다. 철강 수출도 19억 4,000만 달러로 11.2% 줄어들며 포스코홀딩스 등 철강업계에 타격을 주고 있다.

 

반면 관세가 적용되지 않은 품목들은 선전하고 있다. 대미 반도체 수출은 49억 7,000만 달러로 14.7% 증가했고, 석유제품 수출도 27억 4,000만 달러로 7.3% 늘어나며 전체 하락폭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일본 겨냥한 관세율 인상 압박, 한국에도 영향 우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일본을 겨냥해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며 "우리가 결정하는 숫자를 관세로 지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기존에 책정한 상호관세율 24%보다 높은 30~35%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에 대한 강경 입장은 한국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주요 무역 파트너들에게 일관된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도 비슷한 수준의 관세율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일 양국 모두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비슷한 품목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어 경쟁 구도 속에서 관세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정부의 대응 전략과 협상 현황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중심으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지속하고 있지만, 아직 큰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 대해서만 유예기간을 추가로 연장해주는 등의 예외 조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상호관세 재발효를 염두에 두고 현실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8일 이후에도 실질적인 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관세 조치를 유예받는 국가가 있더라도 계속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줄라이 패키지는 상황이 유동적이다. 협상 시한을 못 박아 놓고 진행하는 것이 결코 유리한 것도 아니다"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다만 4차 기술협의는 8일 전까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산업별 영향과 기업들의 대응 방안

 

관세 확대 적용 시 산업별로 상이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이미 16.8%의 수출 감소를 경험한 만큼 추가 타격이 우려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 생산 확대와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철강 업계도 마찬가지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포스코홀딩스 등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동남아시아 등 대체 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미국이 주요 수출 시장이었던 만큼 단기간 내 완전한 대체는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반도체 산업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현지 투자 확대와 첨단 기술 협력을 통해 관세 부담을 줄이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미국의 높은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수출 전망과 대응 과제

 

 

7월 8일 상호관세 유예 만료 이후 하반기 수출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현재 일부 품목에만 적용되고 있는 관세가 전체 품목으로 확대될 경우 수출 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첨단 기술 분야의 강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AI 붐과 데이터센터 확산이 계속되고 있어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관세 협상과 함께 수출 다변화 전략을 병행 추진하고 있다. 인도, 동남아시아, 중동 등 신흥 시장 개척과 EU, 중국 등 기존 파트너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대미 의존도를 낮춰나간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한국의 기회

 

미국의 관세 정책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 경쟁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이 추진하는 '프렌드쇼어링' 정책에 부합하는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면 관세 부담을 줄이면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녹색 에너지, 바이오헬스, 우주항공 등 미래 성장 산업에서의 협력 확대도 중요한 과제다. 이러한 분야에서는 관세보다는 기술 협력과 공동 투자가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만료를 앞두고 한국 경제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단기적으로는 수출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적극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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