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고독사 위험군 14.1%의 충격적 현실, 우리 사회가 놓친 것들

필라이프 Phil Life 2025. 7. 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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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8 뉴스 N제주 현달환 기자 보도 자료 인용

 

2024.10.18 뉴스 N제주 현달환 기자 보도 자료 인용

 

하루 한 끼도 못 먹는 50대, 이것이 현실이다

 

제주 서귀포시에서 발표한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1974년생 50세 1인 가구 중 무려 14.1%가 고독사 위험군으로 분류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생한 현실이다.

 

조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하루 한 끼도 먹지 못한 날이 있다', '최근 일주일간 타인과의 대화가 전혀 없었다'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생각보다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단순히 혼자 사는 것을 넘어서 사회적으로 완전히 고립된 상태에서 생존 자체가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

 

50대, 왜 이들이 위험한가

50대는 우리 사회에서 특히 취약한 시기다.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해야 할 나이지만, 동시에 고용 불안정과 건강 악화가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조사 결과를 보면 고독사 위험군으로 분류된 사람들 대부분이 일반 직장에서 일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으며, 특히 고위험군은 질병 등의 이유로 정상적인 생계 유지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들은 청년기와 장년기를 거쳐 축적해온 사회적 관계망이 점차 줄어들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결혼하지 않았거나 이혼한 경우, 자녀가 없거나 자녀와의 관계가 소원한 경우가 많아 가족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다.

 

더 심각한 것은 이번 조사에서 이전에 일반군이었던 131가구가 새롭게 위험군으로 전환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고독사 위험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 번 사회적 관계망에서 이탈하면 다시 복귀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1인 가구 증가, 피할 수 없는 현실

서귀포시만 해도 1인 가구 비율이 34%를 넘는다고 한다. 이는 전국적인 추세를 반영하는 것으로, 1인 가구는 이제 우리 사회의 주요한 가구 형태가 되었다. 혼인 제도의 변화, 개인주의 문화의 확산, 경제적 어려움 등 다양한 이유로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1인 가구가 증가하는 만큼 이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은 충분히 마련되지 못했다. 기존의 복지 시스템은 가족 단위를 기본으로 설계되어 있어 혼자 사는 사람들의 특수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특히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응급상황 대응 등은 1인 가구만의 독특한 문제다.

 

고독사, 단순한 개인 문제가 아니다

고독사를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이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만들어낸 결과다. 고용 불안정, 사회보장제도의 사각지대, 공동체 문화의 약화, 정신건강 지원 체계의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가 바로 고독사 위험군의 증가다.

특히 중년층의 경우 청년층처럼 사회적 관심을 받지도 못하고, 노년층처럼 복지 혜택을 받기도 어려운 '끼인 세대'라는 특성이 있다. 이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 문제, 사회적 고립이 동시에 닥쳐도 도움을 요청할 곳을 찾기 어렵다.

 

서귀포시의 선제적 대응, 희망적 신호

다행히 서귀포시는 이 문제를 방치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은둔 1인 가구 안부 확인 사업'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1인 가구가 복지시설에 안부 전화를 걸면 하루 1,000원의 마일리지를 적립해주고, 이를 생필품으로 교환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단순히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인 소통의 기회를 만들고 복지관 방문을 통해 사회적 접점을 유지하게 한다는 점이다. 건강음료 배달, 전력·스마트폰 데이터 사용량 모니터링 등도 현대 기술을 활용한 창의적인 안부 확인 방법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이 문제는 정부나 지자체만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다.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한다. 먼저 주변의 혼자 사는 이웃들에게 관심을 가져보자. 간단한 인사나 안부 인사만으로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1인 가구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함께 식사하는 모임, 취미 활동 동아리, 정기적인 건강 검진 등이 좋은 예다. 또한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주거 환경과 응급 대응 시스템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1인 가구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버려야 한다. 혼자 산다고 해서 외롭거나 불행한 것은 아니며, 이들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다만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은 반드시 갖춰져야 한다.

 

앞으로의 과제

서귀포시의 조사 결과는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높다. 전국적으로 유사한 실태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예방적 차원에서의 접근이 중요하다. 위험군이 된 후 개입하는 것보다 위험군이 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또한 1인 가구를 위한 사회보장제도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기존의 가족 중심 복지 시스템을 개인 중심으로 전환하고, 사회적 고립을 방지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하루 한 끼도 안 먹는 날'이 있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는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는 개인의 불행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다. 서로 돌보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고독사를 예방하는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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