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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이프 Phil LIfe
광장에서의 귀환, 그리고 각색의 대가 — 넷플릭스 《광장》(2025) 비평 본문

**플랫폼:** 넷플릭스 | **공개일:** 2025년 6월 6일 | **총 7부작 전편 동시 공개**
**연출:** 최성은 | **원작:** 오세형·김균태 네이버 웹툰 《광장》
**주연:** 소지섭, 허준호, 공명, 추영우, 안길강, 이범수
**영제:** Mercy for None
## 들어가며 — 소지섭의 귀환이 만든 기대
공개 이틀 만에 한국 넷플릭스 TOP10 시리즈 1위, 베트남·필리핀·홍콩 등 동남아시아 전역 1위, 글로벌 비영어 부문 2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광장》이 공개 직후 기록한 숫자들이다. 소지섭이 13년 만에 액션 장르로 복귀한다는 소식만으로 공개 전부터 뜨거운 기대를 받았고, 영제 'Mercy for None'이 암시하듯 이 드라마는 자비 없는 복수극을 예고했다.
네이버 웹툰 《광장》(오세형 글, 김균태 그림)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하드보일드 조폭 누아르를 실사화한 것이다. 화려한 배우진, 강렬한 액션 시퀀스, 넷플릭스의 제작 규모 — 모든 조건이 갖춰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공개 후 쏟아진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소지섭 액션이 살아 돌아왔다"는 환호와 "원작의 심리전 결이 사라졌다"는 탄식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이 비평은 그 엇갈림의 지점을 정확히 짚고자 한다.

## 줄거리 — 11년 만의 귀환, 동생의 죽음을 파헤치다
15년 전, 서울 패권을 두고 맞붙은 조직들의 전설적 결투 — '광장'. 그 싸움의 살아있는 전설 **남기준(소지섭)**은 조직의 2인자로 군림하다 스스로 아킬레스건을 자르고 조직을 떠났다. 11년 후, 동생 기석(이준혁)이 죽었다는 소식이 그를 다시 어둠의 세계로 불러들인다.
기준이 돌아온 서울은 두 거대 조직이 장악하고 있다. **이주운(허준호)**이 이끄는 주운 조직과 **구봉산(안길강)**의 봉산 조직. 조직에서 기업으로 진화한 이 두 세력 사이에서 기석의 죽음에 얽힌 진실은 깊숙이 묻혀 있다. 기준은 그 진실을 향해, 타협 없이, 오직 한 방향으로 전진한다.

## 성취 — 육체의 언어, 소지섭이라는 존재감
《광장》이 부정할 수 없는 성취를 이룬 지점은 소지섭의 퍼포먼스다.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저음 톤 연기는 캐릭터의 서사와 잘 부합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는 말보다 침묵으로, 설명보다 행동으로 남기준이라는 인물을 조각한다. 각 에피소드를 관통하는 고강도 액션 시퀀스에서 소지섭의 육체적 퍼포먼스는 드라마의 주요 흡입 요소로 기능하며, 특히 야구 배트를 활용한 전투 장면은 이 배우가 왜 13년을 기다려 이 역할을 택했는지를 보여준다.
조연진의 앙상블도 주목할 만하다. 허준호, 안길강, 이범수 등 중견 배우들의 연기가 드라마 전반에 안정감을 제공하고, 공명과 추영우는 기존 이미지를 탈피한 연기로 새로운 면모를 드러냈다. 특히 공명은 청량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악역으로 전환하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최성은 감독의 미장센은 한국식 누아르 미학을 충실히 구현하며, 서울의 어두운 이면을 차갑고 세련된 색감으로 담아냈다.
## 한계 — 각색의 칼날이 원작의 심장을 베다
그러나 《광장》에 대한 비평적 논의는 여기서 멈출 수 없다. 원작 웹툰 팬들 사이에서, 그리고 드라마 자체의 서사 구조 안에서 확인되는 한계는 명확하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원작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광장 결투' 설정의 사실상 삭제다. 원작에서 국회의사당 광장이라는 공간은 조직들이 패권을 건 상징적 결투의 무대로, 작품 전체의 서사적 무게를 지탱하는 축이다. 드라마는 이 설정을 1화 오프닝에서 잠깐 스치고 지나간 뒤 사실상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핵심 설정이 증발한 자리를 다른 서사로 메우려 했지만, 그 메움이 충분하지 않았다. 원작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 없이 유명세에만 기댄 각색이라는 비판은 과장이 아니다.
후반부 서사의 급격한 무너짐도 지적받는 부분이다. 초반부가 구축한 긴장감이 중반 이후 급속도로 소진되면서, 기업화에 성공한 두 거대 조직이 너무 쉽게 해체되는 인상을 준다. 쌓아 올린 것들이 충분히 무너지지 않는 서사는 복수극의 쾌감을 반감시킨다. 한 평론가가 지적했듯 "원작의 심리전 결이 사라졌다"는 것은, 이 드라마가 액션의 껍데기는 갖췄으나 그것을 뒷받침하는 서사의 밀도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액션 웹툰의 단선적 서사가 드라마에서 힘을 받지 못하는 구조적 어려움은, 비단 《광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장르 전반의 과제이기도 하다. 《약한영웅》이 각색을 통해 원작보다 더 풍부한 인물 관계를 구축해 호평받은 것과 비교할 때, 《광장》의 각색이 원작의 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은 뼈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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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며 — 흥행과 완성도 사이
《광장》은 K-누아르의 흥행 공식을 충실히 이행한 드라마다. 스타 배우의 복귀, 강렬한 액션, 세련된 미장센. 이 세 가지는 글로벌 시청자를 끌어모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흥행 성적이 곧 완성도의 증명은 아니다.
소지섭이라는 배우의 존재감이 서사의 빈틈을 메우는 순간들이 많았고, 그것이 이 드라마의 솔직한 자화상이다. 남기준은 살아있었다. 그러나 남기준이 살아가는 세계, 즉 《광장》의 서사는 때로 그 인물을 담기에 충분히 단단하지 않았다. 배우가 드라마를 앞서 나가는 것, 그것이 《광장》이 남긴 가장 인상적인 역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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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비평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광장》(2025, 전 7부작)을 대상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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